- 명상 여행?
명상&요가를 테마로 한 여행!
https://blog.naver.com/kansha93/222037511922
- 참여하게 된 계기
최근 나는 너무 지쳤다. 올해 초 부터 새로운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원서를 쓰고 노력했다. 당시 나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더불어 내가 꿈꾸는 현실과 지금 현실의 격차를 넘어선 괴리감으로 인해 자존감이 밑바닥을 치고 있었다. 매일 퇴근하고 밤 9시가 되면 카페에 가서 이직 준비를 했다. 돌이켜 보면 이때의 난 극심한 스트레스로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당시 mbti가 ENFP로 나왔었다. 원래 T였는데 이땐 F가 나왔다. 상당히 감성적이 됐고, 쉽게 상처 받고 쉽게 불안해지는 상태였다.)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자로서 이직 스트레스가 일반 이직자에 비해 더 심했던 것 같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너무 길어지니 다른 글에서 하기로 한다.
이직에 성공한 6월부터 8월 근 2달 동안, 난 설레면서 무척 기뻤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함과 동시에 더 성장하겠다는 욕심에 나 스스로를 가혹하게 채찍질했다. 이전과는 달라지자고 다짐한 게 올해 6월 초. 그때부터 무언가 바쁘게 살았다.'미라클 모닝'이란 책을 읽고 난 엄청 감명받았고, 평소 변화를 갈망하던 나는 그다음 날 바로 실천했다. 새벽 5시, 4시 반에 일어나고 매일 공부하고 운동하고 독서했다.
어느 날 내 몸이 고장이 난 것 같았다. '번아웃 증후군'인 걸까?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매일 항상 피곤했다. 그렇게 8월 한 달을 나태하게 보낸 것 같다. 다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나에게 명상이란
대학원 재학 시절, mindfulness (알아차림) 관련 교육을 들은 적이 있다. 거기서 body scan과 더불어 다양한 명상을 접했다. 구체적인 효능을 보진 못했지만, 어떤 책이든 명상을 추천하기에 제대로 배우고 싶단 생각을 했다. 명상은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운동이라고도 한다. 사업가로서의 내 꿈을 펼치기 위해선 명상이란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업을 하려면 마인드 컨트롤 능력이 중요한데, 이는 중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심리적, 감정적으로 불안정할 경우 판단을 그르치게 되고,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나는 명상을 통해 내 마음을 다스리고 언제든 평온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
- 명상 여행 체험
도착한 곳은 강화도 한옥 펜션. 한옥에서 머무는 것 자체가 처음인 나로선 주변 환경들이 너무 새롭고 신기했다. 입구에 보이는 잔디밭을 시작으로 한옥의 풍경이 펼쳐진다. 100년은 된 듯한 전통을 품었으면서도, 집안 곳곳은 깔끔하게 정리된 아늑한 한옥이었다. 뒤뜰에는 우물도 있고, 가마솥, 지게도 있어서 박물관을 체험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이런 곳에서 생활하며 명상을 하다니, 정말 자연 속에서 즐기는 명상 여행에 어울리는 곳이었다!
요가와 명상 각각 2타임이 있었는데, 요가는 요가안내자 고운님의 안내하에, 명상은 명상 여행자 유녕님의 안내하에 진행됐다.
코로나로 인해 요가를 안 한지 3주... 몸이 많이 굳은 것 같았지만 역시 요가는 너무 좋다. 잔디밭에서 진행한 요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알맞은 날씨 속에 5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자연 속에 온전히 내 몸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하니 마음이 맑아지고 몸도 개운해지는 느낌이다.
미라클 모닝을 위해 의무적으로 실시하던 명상, 한 달만의 시도였다. 명상도 야외에서 하는 것은 처음이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야외에는 매미 소리, 개짖는 소리, 두꺼비 소리가 들려오고, 모기도 있는 터라 집중을 잘하지 못할까 걱정도 됐었다. 괜한 기우였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니 자연의 소리가 백색소음이 된 듯, 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피부에 느껴지는 바람의 감촉도, 발에 닿는 잔디의 감촉도 모든 게 좋았다.
- 적석사 여행
적석사의 일몰 풍경도 정말 아름다웠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카메라로 자연을 사진 속에 온전히 담으려 노력해봐도 사진 속의 풍경은 지금 현재 내 눈에 비친 풍경을 반도 담지 못한다. 어차피 사진으로 표현하지 못할 풍경이면, 한 순간이라도 더 눈에 담아두겠다는 심정으로 해가지고 난 핑크빛 하늘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풍경 사진은 찍기를 포기하고 그냥 눈으로 담자고 생각한 지 꽤 된 것 같다. (대신 인물 사진이나 셀카를 찍자는 주의)
- 캠프파이어
장작을 피우고, 도란 도란 모여 가족처럼 얘기를 나누었다. 평소에 친구들과는 얘기할 수 없던 진지한 주제로도 얘기를 나눴다. 포근한 장작 타는 소리와 함께 몸도 마음도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한옥 펜션 전체를 빌린 우리는 모두 그날 밤의 주인공들이었다. 각자의 이야기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색깔은 선명하고도 달랐다. 마치 서로 다른 악기가 모여 화음을 이루듯이, 우리 모두가 그날 밤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 나무 명상
나무를 안고 얘기를 나눠봤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무를 안았던 때를 생각하면 뭔가 마음이 포근해진다. 나무를 안으니 향긋한 내음과 더불어 까끌까끌한 나무의 감촉에서, 오랫동안 견고하게 서있었던 세월이 느껴졌다. 내가 나무를 안았지만, 사실 나무가 나를 안았다. 사람은 이리저리 힘들고 바쁘지만, 나무는 그저 순리대로 살아간다. 나무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다 잘 될 거라고' 위로받은 느낌이다.
- 명상 여행을 통해 얻은 것, 변화한 것
- 1. 여행에 대한 관점 변화
이전에 여행이란 나에게 '피곤하고, 힘들고, 귀찮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너무나 평온했고 힐링 그 자체였다. 이번 계기로 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앞으로 '명상, 요가'와 관련된 여행이라면 또 참여하고 싶다.
- 2. 사람들에게 받은 영향
솔직히 여기에 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냥 자연 속에서 명상과 요가를 하고 힐링하고 오자'는 마인드로 왔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여행의 지분의 90%는 사람이었다. 케이크로 비유하면 폭신 폭신한 빵과 생크림이 함께한 사람들이고 그 위에 체리와 과일이 '명상, 요가, 여행'이었다. 유녕님의 말씀이 인상 깊다. '이 여행은 한 사람이 주체한 게 아니다, 모두가 이 여행의 주인이고 모두가 있어 완성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정말 그랬다. 내가 이 곳 사람들에게 받은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내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은 만큼, 나도 좋은 영향을 주었기를 바란다. 자연속에서 겪은 명상과 요가, 여행, 이 소중한 체험을 함께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를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명상과 요가가 더 빛날 수 있었다.